영화이야기, 서평

영주봉화출신 위대한 작가 정소성 교수의 장편 소설 <대동여지도>를 읽고 學山 金圭鎭

Kyuchin Kim 2021. 1. 7. 20:28

 

영주봉화출신 위대한 작가 정소성 교수의 장편 소설 <대동여지도>를 읽고   學山 金圭鎭 
2021년 새해에 내가 존경하던 선배작가 故 정소성(鄭昭盛) 교수님의 장편 <대동여지도>와 단편집 <아테네 가는 배>를 읽다. 두 작품집 다 작가 정소성교수의 진미를 느끼게 해준다, 지난 연말에 친구 작가 이문열에게 안부전화를 했는데, 문열이가 코로나19로 2020년에는 행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지인도 자주 못 만나 답답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남의 일로만 알았는데 자기와 문단생활을 같이 한, 같은 동향인 선배 작가 정소성 씨(봉화출신)가 코로나로 희생되었다고 한다. 정 선배작가는 아직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는데 저세상 가서 아쉽기 그지없다고 한다. 우리 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19에 잘 대처하자고 한다. 서울 안동지역 출신 교수모임인 동연회에 연락했더니 부인 김갑영 교수님의 전화번호를 보내왔다. 위로의 전화를 거니 정소성 교수님이 생전에 친한 지인들에게 새로 출판한 <대동여지도>를 보내기로 했다고 하면서 주소를 알려주라고 한다. 출판사 문예바다는 2019년부터 정소성 작품집 33권을 출판하기 시작했다. 돌아가시기 몇 년 전에 마지막으로 출판한 <설향>과 <건널 수 없는 강>을 보내와서 읽고 비평을 썼던 기억이 난다. 그 두 작품을 읽고 큰 감명 받아서 더욱 그의 작품들에 관심이 가던 참이다.

<대동여지도>는 4권으로 된 대 장편소설인데 고산자(古山子) 김정호(金正浩)가 大東輿地圖를 그리기 위하여 전국을 수없이 방문하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수많은 에피소드를 넣어가면서 그린 소설이다. 덕분에 글을 통해서 백두산, 한라산을 비롯해서 전국 산들과 고을들을 여행하면서 거기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게 됐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여행한번 제대로 못해봤는데 너무 좋다. 사실 해외여행은 많이 했지만 국내여행은 제대로 못했는데 이 작품을 읽고 나니 김정호가 다녔던, 아니 작가 정소성 교수님이 섭렵했던 전국을 일주하고 싶다. 금년에 코로나 백신이 제대로 보급되어 코로나19가 잦아지면 꼭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을 가져다 준 소설책이다.

19세기 중엽 김정호가 걸어서 전국을 몇 번씩 일주한 위대한 인물임을 다시 한 번 알게 되고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인물을 소설로서 다루면서 수많은 지역을 직접 답사했다는 정소성 작가의 열정도 대단하고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존경스럽다. 소설을 준비하면서 북한을 직접 답사하지 못해 탈북민들을 수없이 만나 북한 지리에 대해서도 열심히 연구하였다고 한다.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쓴 소설이다.

소설 <대동여지도>는 침체에 빠진 암울한 양반사회의 조선시대에 새로 대두되는 실학에 대한 기대를 다루고 있다. 지도를 만들어 여러 방면에서 조선의 발전을 모색하고자하는 고산자 김정호를 조선 중엽의 여러 실학자들 중에서 으뜸으로 부각시켰다. 양반계급에 대한 비판의식을 앞세워 서민들, 민초들에 대한 김정호의 한량없는 인간적 측면을 다루고 있다. 황해도 은율에서 가난한 어부의 아들로 태어난 김정호가 글을 깨우치고 실학사상을 받아 들여서 지도를 제작하기 위하여 전국을 일주하는 과정의 우여곡절은 대부분 픽션이지만 스릴 넘친다. 그 당시 실학사상이 대두하기 시작하고 신분계급이 변화하는 시기에 지도 제작을 통해 조선의 땅에 대한 애착, 인간해방 정신과 사랑의 중요성을 소설 곳곳에서 보여고 썩어빠진 비인간적인 탐관오리들을 비판한다.
나아가 당시 유교사상에 기반을 두어 침체되어가는 조선제도에서 변화를 모색하는 실사구시의 사상인 실학의 의미를 지도 제작과 당시 실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소설적으로 잘 형상화하고 있다. 작가는 당대의 위대한 실학파들인 박지원, 박제가, 정약용, 최한기 등 실학자들의 사상과 김정호가 직접 답사하고 보고서 만드는 조선전국 지도 제작이 결국 같은 실학의 실천임을 보여준다.

좀 과장된 듯하지만 작품에서 그려지는 주인공 정호의 동료들은 거의 모두 하층계급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하층민들이 정호의 가르침을 받고 깨닫는다. 그들은 넘나볼 수 없을 정도로 존경스럽고 위대한 인물인 정호 때문에 삶의 의욕을 가지고 계급상승을 꿈꾸기도 하지만 아직 시대가 허락하지 않아 엄청난 고통 속에 살다가 명멸한다. 작가는 김정호의 인간해방 정신을 대동여지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다. 보통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여준다. 주인공 정호는 지도를 제작하기 위하여 가는 곳마다 하층 민중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이별을 하게 된다. 그를 따르는 천한 민중들과 고락과 사랑을 함께 나누고 대동여지도를 만들어 간다. 가는 곳마다 얽힌 전설과 인간적인 이야기를 뒤섞어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우리 역사에서 살아져간 안타까운 발해 유민들의 삶과 풍습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종횡무진하게 엮어놓아서 장편 소설의 진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고산자 김정호는 사실 매우 학구적인 실학자였고 목판본 지도를 제작할 정도 뛰어난 기술자임과 동시에 교서관 각수 출신으로 지도를 전문적으로 제작한 사람인데 그런 점을 너무 부각시키지 않는 점이다. 역사에서도 사실 고산자 김정호는 양반계급이 아니고 평민이지만 비범하였던 인물임이 틀림없었다. 그 당시 직접 발로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보고 기록하여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를 만든 것은 그가 얼마나 조선의 땅과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가지고 있었었는지 알 수 있다.
아무튼 코로나 19로 바깥출입이 제한 된 가운데 2021년 새해에 좋은 작품을 읽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다. “존경하는 선배 작가 정소성교수님 저승에서 편히 쉬십시오. 멋진 작품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고향 봉화나 영주에 선배님을 기리는 문학관이 서길 기원해본다.


후기: 고산자(古山子) 김정호(金正浩는 황해도 토산에서 출생하여 1804? ∼ 1866까지 활동했으며 그는 백원, 백온, 백원, 등 자도 자세하지 않고 당호도 갖지 못한 평민 출신이지만 죽는 그날까지 정확한 지도를 만들어야겠다는 일념으로 지도와 지지를 편찬하다 죽은 조선 후기의 위대한 지리학자였다. 물론 그는 옥사하지도 않았으며 백두산을 등정했다거나 전국을 실지로 답사하여 실측지도(實測地圖)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최한기, 최성환, 신헌 등의 후원자 도움으로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오는 여러 지도, 특히 비변사의 지도 등을 모조리 수집하여 면밀히 검토하여 우리의 고지도를 집대성한 훌륭한 지리학자이다. www.angangi.com/bbs/board.php?bo_table=database&wr_id=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