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향한 창(窓)” 블라디보스토크로의 여행
국제무역전시회에 참가 차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나다.
인천 공항에 도착하니, 김세병 사장 권덕 사장이 E라인에서 기다리고 있다. 항공권과 짐 부치는 수속을 마치고 손전화 로밍서비스를 신청하다. 출국장으로 들어가 커피와 도너츠 하나씩 먹고 항공기를 타다. 러시아 스튜어디스들이 친절히 안내한다. 오랜만에 러시아어를 하니 기분 좋다. 이전시회에 참가하려고 한 달가량 열심히 러시아 라디오도 듣다. 유투브를 통하여 러시아 고급코스 회화도 열심히 연습하다. 옛날에 배운 것이 되살아나서 약간은 안심이 된다.언어는 특히 외국어는 오래 사용하지 않으면 쉽게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기회 있을 때 마다 자주 사용해야한다.
기내에서 러시아 신문과 잡지를 요청하니 기꺼이 갖다 준다. 대부분 승객이 한국인인데, 내가 유일하게 이런 신문과 잡지를 요구하는 승객이라고 한다. 이외라고 하면서 아주 친절하게 대한다. 러시아 항공을 타본지 14년만이다. 서비스가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옆자리 여행객에게 물어보니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롭스키-이르쿠츠크 6박7일 여행을 간다고 한다. 러시아여행은 무비자에, 환율이 유리해서 많은 여행객이 간다. 러시아신문 연해주 가제타(Primorskaya gazeta)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9월 4-6일까지 동방포름 기사가 여러 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보도 되었다. 2019년 9월 4~6일,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개최된 2019 동방경제포럼 전시회의 목적은 극동으로 투자자들을 유치하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친 대통령이 직접 와서 손님을 맞이하고 연설한 기사도 있다. 푸친이 이 도시를 집중적으로 키워서 동방국가들과 무역거래를 활성화시키려고 각별히 노력한다. 몇 년 전 우크라이나 영토 크림반도를 불법 점령한 이후 서방과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제를 받고 있어, 동방 국가들과 관계와 교역을 강화할 목적이다.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를 향한 창(窓)’
300여 년 전인 18세기 초 표트르 대제는 유럽을 따라잡기 위해 서구화 정책을 추진했다. 그의 강력한 의지의 상징으로 유럽과 가장 가까운 영토의 서쪽 끝 핀란드 만에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해 서구의 선진기술과 제도를 받아들이는 소위 “유럽을 향한 창”으로 활용했다.
푸틴의 신동방정책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21세기 푸틴의 러시아는 극동 개발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세력으로서 공고한 ‘닻’을 내리고 영토의 동쪽 끝 블라디보스토크를 위대한 강대국 러시아의 재건에 필요한 물적 기초를 수혈 받는 “아시아를 향한 창”으로 만들고자 한다. 최근 푸틴이 동쪽을 자주 찾는 이유다.
물론 우리나라도 무역 투자유치 경쟁에 중점을 두고 있어 제5차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을 방문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개회식’에 참석, 축사를 했다.
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부총리와 차례로 만났다. 북한 리용남 내각부총리와도 잠깐의 만나서 앞으로 남북교류문제도 다루었다.
또 홍 부총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기업과 현지에 진출한 기업 관계자 100여명과의 만찬 간담회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러 간 경제 협력은 양국 기업이 주체"라며 "기업가 정신을 토대로 양국 경제 교류가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고 강조했다. 특히 FTA 협상과 관련, 홍 부총리는 환영사에서 "서비스·투자 FTA 협상뿐 아니라 상품 분야 FTA도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러시아 정부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면에서도 볼 때 이번 이 포름은 러시아 뿐 만아니라 우리나라도 러시아와 무역거래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이벤트가 되었다.
보티첼리의 "마돈나와 아기예수" 그림을 블라디보스토크 미술관에 대여전시회
여러 기사들 중, 내 눈에 특별히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기사는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서 그림 한 점을 이 포름 장소에서 전시한 것과 그 이후 두 달 간 프리모레 블라디보스토크 연해주 미술관에 전시하고 또 11월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로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전시한다는 기사다. 세계 경제인들 모임에 위대한 예술작품을 전시하다니. 그것도 2년간 협상 끝에 특수작전을 통해 이탈리아에서 이곳까지 가져다가. 러시아인들 문화적인 수준을 알만하다. 1990년 이후 9번 러시아 가볼 때 마다 예술품에 대한 이 러시아 민족의 관심을 알고 있었지만.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다.
플로렌스 우피치 미술관에서 보티첼리의 "마돈나와 아기예수" 그림을 블라디보스토크 미술관에 대여전시회가 막 시작되어 기대가 크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서울서 2시간 거리에 있는 유럽 풍 도시, Vladivostok(동양을 다스리라)에 서 이런 그림을 만날 것 생각하니 감격이 벅차오른다. 우피치를 대표하는 "비너스의 탄생"의 명화를 그린 르네상스 시대 4대 화가들들 한분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다니 가슴이 뛴다. 몇 년 전에 우피치에서 그의 유명한 “봄”, "비너스의 탄생" 등 작품들을 여러 개를 봤지만 이 러시아 사람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은 처음이다.
바로 이 그림이다. 난생 처음 해외나들이 간단다. 대표적인 러시아 전통 이콘 <자비의 성모>또는 <블라디미르이 성모>도 이런 스타일이다. 그래서 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미술관 관계자가 현지 우피치 수장고에서 그림들을 살펴보고 러시아인들이 좋아하는 이콘의 명화를 닮은 이 그림을 블라디보스토크에 가져왔다! 여기서 2달 전시 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 <리타 마돈나>가 있던 자리에 2달 정도 전시한단다. 마침 에르미타주의 <리타 마돈나>는 이탈리아에 처음으로 대여전시 나들이가고. 그림을 좋아하는 하는 러시아인들, 이탈리아인들 알만합니다. 이러한 예술품을 서로 주고받고 하는 전시회 정말 본받을 만 한다. 나도 그들 못지않게 좋아하지만...친구가 블라디보스토크 사업차 가는데 도와주라 해서 선뜻 ok한 것도 바로 이 그림 한 점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몇 년전 우피치 미술관에서, 바티칸 박물관에서 플로렌스 거리에서 넋을 빼앗길 뿐 했던 때가 새삼 새롭다. 위대한 예술작품들은 이처럼 사람을 매료시키나 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 <리타 마돈나>(1480). 에르미타주 박물관, 이 그림은 르네상스 시대 미인상에 따라 성모 그 자체의 모습을 띤 리타 마돈나에서 아기 예수의 한 손에는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듯 붉은 새가 쥐여져 있다. 작품은 가장 안정적인 삼각형 구도를 보여주면서 배경의 산과 구름을 통해 원근법까지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1990년도 레닌그라드 에르마타주에서 처음 이 그림을 보았을 때의 전율이 또 느껴진다. 그 후 7번이나 이 그림을 더 보았다. 볼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자나내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자비의 성모>또는 <블라디미르의 성모>이다. 시대와 장소는 다르지만 두 작품 다 어머니 마리아와 아기예수의 애정과 친밀감을 강조하고 있다. 놀라운 발견이다. 김세병 사장과 1990년 모스크바 뜨레쨔코프 미술관에서 넋을 잃은 채 본 작품이고, 그 후 7번을 더 이 작품을 보러갔다. 훗날 내 책 <러시아. 동유럽 문학. 예술 기행>에도 소개했다. 신비한 러시아 이콘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모든 성모 이콘 중에 러시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우밀레니에" 스타일의 이콘은 ‘블라디미르의 성모’다. 러시아 수호 이콘이자 나라를 위해 싸우는 모든 병사들의 수호 이콘으로도 알려져 있다. 아기를 안고 있는 자비로운 어머니의 눈에는 사랑이 가득하지만 그 시선은 아기의 시선을 피해 저 멀리 다른 곳을 향하고 있어 마치 앞으로 아기예수가 당할 수난을 예고하는 듯하다. 아들을 향한 사랑과 슬픔, 연민, 그리고 그 모든 인간적인 감정을 극복하는 의연함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블라디미르의 성모’는 성모님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지향을 가장 잘 반영한다. 러시아어 ‘умиление‘(umilenie, 우밀레니에)’라는 의미는 한국어로 정확하게 번역할 길은 없지만 대략 ‘겸손, 온유, 부드러움, 연민, 자비, 순종’ 등의 개념을 모두 포괄한다.
그림 전시회에 대한 기사를 읽고 러시아 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자비의 성모”상가 유사한 작품을 특별한 행사에 가져와서 전시하는 것은 정말 뜻 깊다. 이탈리아와 러시아 양국관계자들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내리니 한국인을 닮은 젊은이가 기다리고 있다. 한국말은 한마디도 못한다. 러시아어로 이야기하다. 김 사장과 권 사장을 도와 통역을 해주다. 이 젊은이는 자기 어머니가 한국인 2세이지만 한국말을 못해서 한국어를 못 배웠단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한국인이라서 한국말을 구사했지만. 지금 블라디보스토크토크 동방대학원에서 수력발전 건설설비 공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한다. 오른쪽에 운전대가 있는 아버지의 도요타 밴을 운전하며 아르바이트를 한다. 3년 된 것을 3500여 만 원에 일본서 수입해서 운전 한지 2여년 정도 되었다는데 성능도, 승차감도 좋다. 우리일행, 김세병 사장과 권 사장과 함께 시내 정해진 아파트에 와서 짐을 풀다. 먼저 도착한 김한신 회장이 우리를 반긴다. 이번 국제무역 투자전시회를 총괄 기획 집행하시는 분이다. 첫인상이 좋다.
거리의 풍경
슈퍼마켓 아가씨 미하엘라
차도 표시도 제대로 없는 블라디보스토크거리
국제영화제가 한창 열리고 있는 대양(Okean) 극장
블라디보스코트 항구
블라디보스코트 항구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시내 북측 식당 ‘금강산’으로 저녁을 먹으러가는 길에 거리 모습을 카메라에 담다. 북측에서 상당히 권력이 있는 정회장이 참석했다. 앞으로 남북 사람들이 모이면 늘 남측, 북측이라고 용어를 쓰기로 했단다. 좀 어색하지만 재미있는 표현이다.
평양냉면(면이 아주 가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북측 정회장 초대한 만찬이라 본인이 직접 남측 인사들이 좋아하는 요리를 시킨다. ‘금강산’에서 시킨 요리는 다 맛이 있다. 명태풋고추복음(360루불: 7,000원?), 가자미 식혜(490루불: 1만원?), 소 혀요리, 보통 새우와 다르고 작은 게 같은 곰새우가 들어간 생선해물매운탕, 계란찜도 깔끔하게 맛있다. 참살 순대는 좀 짜다. 평양냉면(360루불: 7,000원?)은 압권이다. 어떻게 면을 이렇게 가늘게 섬세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오랜만에 25도짜리 평양소주를 맛보다. 옛날 안동소주 25도와 비슷하다. 질이 좋다. 소수답다, 대동강 맥주 맛도 아주 좋다. 작년인가 영국신문에 북한 맥주가 우리남한 맥주보다도 더 맛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이해가 간다. 대동강 맥주 향은 중국의 칭타오 맥주와 독일 식 맥주에 가까운 것 같다.
거나하게 푸짐하게 저녁을 먹고 헤어지고 우리끼리 2차를 가다. MIX노래방이다. 김 한신회장님이 노래방 사장님을 불러 내일부터 준비하는 국제무역 투자 전시회에 대해서 뭔가를 상의를 하다. 노래방 사장이 직접 이번 행사에 화장품 부스를 여는 모양이다. 노래방이 노래만 하는 곳이 아니라 사업자들과의 만남의 장소다. .
김 한신회장이 우리가 주최이므로 2019년 9월 22-25일 동안 개최되는 국제무역 투자 전시회 참가 차 미리 왔다고 한다. 러시아, 미국, 한국, 북한, 중국, 몽고, 베트남, 프랑스, 체코 등 10여 개국이 참가하는데 주로 한국과 북한이 중심이라고 한다. 오늘 이렇게 저녁을 먹고 쉬고 내일부터 현장에 가서 차곡차곡 준비를 한단다. 나보고는 러시아 관계자들과 협의할 때 가벼운 통역을 부탁한다. 김 회장이 구글 러시아어-한국어 사전을 사용해서 의견을 나눠보니 너무 불편하다고 한다. 내일 당장 부딪혀봐야 상황을 알만하겠다.
저녁에 아파트에 와서 또 김 회장이 준비한 23년 된 밸런타인 둬 잔을 마시니 술이 확 오른다. 잠시환담을 나누고 미리 방에 들어와서 일기를 조금 쓰다가 12시 좀 너머 잠들다.
블라디보스토크 일기: 2019.09.17.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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