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폴란드인의 혼이 깃든 도시: 바르샤바
바르샤바 구시가지 광장 (이차대전 후 복구한 모습)
바르샤바: 지그문트 3세(1644)의 기둥과 극립박물관(구왕궁)이차대전 후 복구한 모습
폴란드 바르샤바 관광은 바르샤바大學 슬라브 어문학과 교수인 미에치스와프 바사이(Basaj)박사가 안내해 주었다. 인구 1백 80여만 명의 공원과 나무가 많고 공기가 좋고 맑은 바르샤바는 여름 평균 기온이 17-20도로 쾌적한 기분을 주었다. 상트 페네르부르크나 모스크바처럼 북극 미녀는 많지 않으나 자유화이후 거리의 개인장사꾼이 득실거리는 등 활기가 넘쳐흘렀고 새로운 가능성의 도시로 비쳤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구권국가들이 그렇듯이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시민들의 인내가 곳곳에서 엿보였다. 2차 세계대전 중 시민의 반 이상(70만여 명)이 戰禍로 죽고 도시중심부의 85%가 파괴되었다.
폴란드, 바르샤바 프레데릭 쇼팽 동상 (1926)
바르샤바 민족박물관 역시 전쟁으로 인해 대부분의 유적이 소실되었으나, 神父와 시민들이 시골에 숨겨뒀다가 옛날처럼 재현해 놓았다는데 큰 인상을 받았다. 또 지방 도시 곳곳의 민족 문화재(주로 카톨릭 성화와 조각 등)를 모아 현재에 이룩한 찬란한 카톨릭 문화(로마의 큰 영향을 받으면서 폴란드인의 기질이 표출된 것이 특징 현재 로마 교황이 폴란드출신 요한 바오로 2세이다), 19세기 폴란드 예술전성기의 사실주의 그림, 현대 모더니즘 예술품, 피카소와 렘브란트의 작품들을 소장한 위대한 박물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즐기는 시 중심부의 고색 창연한 건축물들이 모두 전화에 의해 사라졌다가 전후 다시 옛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복구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 바르샤바 구 시가지 광장의 복구는 폴란드인의 혼과 정신을 다시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광장 4면이 역사적 (16-17세기)건물로 싸여 있다가, 벽 하나만 제외하고는 모두 파괴된 것을 원형대로 복구함으로써 1980년대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의 본거지가 되기도 했다. 구 시가지 광장에는 크라쿠프로부터 바르샤바로 수도를 옮긴 「지그문트 3세의 기둥」(1644), 폴란드 낭만주의 시인의 대표 「아담 마츠키에비치의 동상」, 문학박물관, 궁전 등 폴란드 역사를 담은 유적들이 옛것 그대로 재현되어 전쟁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폴란드 또한 아담 미츠키에비츠 동상이나 카페에서 시 낭독하는 것이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고한다. 바르샤바가 문학의 고향이라고 한다. 이러한 문학적인 분위기의 여름에 미츠키에비츠의 시를 한수 읊조리고 싶다. 그는 실러, 괴테, 바이런을 접하고 ‘발라드와 로망스’(1822)를 발표하여 폴란드 낭만주의의 시작을 알렸다.
아담 미츠키예비치 동상 Adam Mickiewicz Monument in Warsaw,
“아가씨 내말 좀 들어봐!”
그녀는 듣지 않는다.
마을의 지붕들이 태양에 번쩍인다.
“아가씨 거기서 뭘 하는 거야?
누굴 부르는 거야, 누굴 보는 거야?“
그녀는 듣지 않는다.
-중략-
“그대는 생명의 진리가 아니라
죽음의 진리를 알고 있겠지,
사랑의 세계가 아니라
사물의 세계를.
기적이란 어디에서 시작될까!
냉혹한 이성이여
그대의 가슴을 들여다보아라!
미츠키에비츠는 이로서 당시 고전주의의 우아한 언어의 문학이 유행할 때 민중의 말로서 시를 발표해 폴란드 시의 신기원을 이루었다. 하층민들의 구어체 언어의 친밀감은 그를 민중의 시인으로 추앙 받게 했으며, 그는 그 후 민요라든가 민중의 모티브를 많이 사용했다. 미츠키에비츠는 이어서 고향 리투아니아 지방의 이야기를 담은 ‘그라지나’라는 시에서 낭만주의의 전형인 밤, 갑옷, 구름낀 하늘, 달, 성문 등 중세의 테마를 사용한다.
서늘한 여름 저녁, 구시가지 광장 카페에서 바사이교수와 폴란드 현대 문학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바사이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서 폴란드 현대 문학은 물론 폴란드의 사회 상황 및 문화 예술의 조류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따라서 필자의 기행문보다 훨씬 심도 높은 내용이 될 것이라 믿으며, 그와의 토론 내용을 정리해본다.
바사이 와르샤바대학 체코문학교수와 함께, 김세병이사, 조영일 이사장(러시아.중부유럽연구소)
金=바르샤바 거리는 내가 폴란드에 오기 직전에 방문한 모스크바나 상트 페테르부르크 거리보다 고색창연하지는 않지만 건물이 깨끗하게 정비되고 가로수와 공원이 많아 여름 보내기가 좋겠습니다.
바사이=아까 둘러본 바와 같이 바르샤바 중심부의 역사적 건물과 저택들은 히틀러에 의해 파괴되었으나 戰後 옛 사진과 그림, 기억을 총동원하여 원모습 그대로 복원했습니다. 따라서 더욱 깨끗해졌고, 무엇보다 그리하여 더욱 소중한 문화유산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金=그림 그리는 화가들, 행상인과 관광객들이 서두르지 않고 여유가 있어 보이는군요. 이곳 건물들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바사이=주로 일층은 식당, 가게, 전시장, 박물관 등으로 사용되며 국가나 공동 소유제입니다. 어떤 건물은 전체가 박물관이지요. 특히 문학 박물관은 작가 시인들의 원고, 편지, 초판본 등이 완벽히 보전돼있어 폴란드 문학사의 산 보고입니다. 건물의 2층 이상은 개인저택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 경우 사유가 허락됩니다.
金=폴란드 문학사 중 가장 주요한 시기는 역시 낭만주의 시대이겠지요. 한국에서 만난 폴란드 문학 교수 킹가 코작 박사에 의하면 “아담 미츠키에비츠, 율리우스 스워바츠키, 지그문트 크라신스키 등으로 대표되는 폴란드 낭만주의 문학은 민족주의 사상에 기반을 두었고, 외세에 대한 자유와 독립을 위한 투쟁, 혁명 사상 고취 등이 낭만주의 詩발생의 모태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 새로 평가받은 치프리안 노르비드가 폴란드 문학사에 중요한 자리를 점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바사이=개인적으로 나는 스워바츠키를 더 좋아합니다. 폴란드 낭만주의 문학은 근대 폴란드 문학의 시작이지요. 많은 작가, 시인들이 창작과 삶의 자유를 위해 유럽이나 미주 등지로 망명했습니다. 노르비드의 생애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파리에서 당시 폴란드 지성인과 예술인들, 즉 미츠키에비츠, 스워바츠키, 쇼팽 등과 교류했지요. 그는 「시의 독수리」로 명성을 얻은 知的 시인으로 폴란드 현대시 발전의 모태가 됐습니다.
金=“청년 폴란드 Míoda Polska” 운동이 낭만주의 시대 이후 실증주의를 거치고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폴란드문학사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바사이=“청년 폴란드”는 유럽 세기말 문학 예술에서의 모더니즘과 비슷한 폴란드 문학 현상입니다. 좌절 체념 현실 도피가 작품 속에 강하게 반영된 시기입니다. 물론 민족의 해방과 정당한 사회질서를 위한 투쟁 정신도 작품 속에 동시에 반영됐습니다.
“청년 폴란드” 詩는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감정, 즉 사랑, 조국애, 인생의 찬가, 향수 등이 특징적이지요. 얀 레혼은 뉴욕에서 향수에 젖어 창문으로 뛰어 내려 자살한 시인입니다. “청년 폴란드” 드라마도 시의 경우와 비슷합니다. 비스피안스키의 「기념비적 연극」은 상징주의 드라마의 독창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친스키의 표현주의 연극 또한 주목할만하지요.
金=낭만주의 문학, 실증주의 문학, “청년 폴란드” 시대를 거쳐 폴란드문학은 세계 문학발전 조류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2차 대전 시기는 농촌 산문 발달과 아방가르드 시인 그룹, 공상 과학 소설의 등장, 미츠키에비츠와 곰브로비츠로 대표되는 그로테스크 연극의 발달이 특징적이지요. 1970-80년대 문학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십시오.
바사이=아마 이 시기는 폴란드 부조리연극으로 성공한 므로젝과 그로테스크 극작가 곰브로비츠의 희곡이 가장 주목할 만 하지요. 그리고 많은 작가와 시인들이 망명지에서 훌륭한 폴란드문학을 창조했지요. 1980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체스와프 미워시는 파리의 문학-예술 잡지 「文化」등의 무대를 통해 등장하여 미국에서 활동했는데, 폴란드 문학 발전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폴란드인들의 영혼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金=폴란드인들은 시인-작가들에 대한 숭배가 대단하더군요. 곳곳에 이들의 동상을 세워놓고 꽃다발을 꽂아 놓은 것이 보입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작가는 누구입니까?
바사이=마리안 브란디스의 단편집, 예지 안제예프스키의 「재와 다이아몬드」, 「반죽」, 「어둠이 대지를 덮다」 등이 독서계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반죽」에서는 두 남자의 생애와 회상을 통해 현재 폴란드 상황을 나타내줍니다. 또 자유화 이후 미국에서 귀국한 마레크 레바코프스키의 소설 「밤의 책」등은 폴란드 프롤레타리아들의 도덕성 문제를 다루어 관심을 끕니다. 폴란드 공상 과학 소설가의 대표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타니스와프 렘의 「테크놀로지의 결과」, 「판타지와 미래」, 「태양계」, 「마겔란의 구름」등은 젊은이에게 공상과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소설로 우주 시대와 기계 시대의 인간의 환상과 꿈을 잘 형상화시키고 있습니다. 한국의 젊은 독자들에게도 반드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金=중부, 동부유럽 국가들이 공상 과학 소설로 유명한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1920-30년대 러시아 문학에서도 유토피아 또는 디스토피아 문학이 발달되었고 지금도 소련에서는 공상 과학 소설이 체계적으로 소개되고 인기를 누리지요. 그러한 것을 다루는 전문 문학 잡지도 있습니까?
바사이=공상 과학 문예지 「판타지아」가 있습니다.
金=현대 폴란드의 지적 작가로는 어떤 작가가 주목할 만 합니까? 쿤데라, 에코, 조이스, 나보코프, 유고의 셀리보비치와 같은 계열의 폴란드 작가는 누구입니까?
바사이=폴란드 지성 시인으로는 즈비그니에프 헤르베르트가 대표적입니다. 그의 시집 「기타 줄과 햇살」은 인간의 운명과 예술문제를 다루지요. 「낙서」는 철학적 시입니다. 현재 노벨상 후보로 떠오릅니다. 극작가로는 예지 샤니아프스키가 있는데 그는 도덕, 인생의 이념 문제 등을 작품 속에 다루고 있습니다. 「두개의 극장」, 「투트카 교수」 등이 대표작입니다. 또 그로테스크한 소설을 쓰는 타데우스 루제비츠도 거론할 수 있습니다. 그의 소설 「폴란드의 강박 관념」에 나오는 주인공은 “옛날의 문학 청년은 파리로 향했지만 지금은 바르샤바로 가고 있다”고 말해 폴란드 현대 문학의 위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金=체코 현대 문학의 테마는 사랑과 性의 철학적 고찰, 일상생활의 풍자와 유머, 인간의 본질 문제(정치-철학 에세이에서 나타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유고 문학에서는 정치적 아포리즘이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요. 또 헝가리 작가들의 주된 관심은 역시 「인간성의 위기 문제」, 즉 국가와 공산당 사이에 발생한 도덕적 문제가 소설의 주테마로 나타난다고 봅니다. 현대 폴란드 작가들의 주요 테마는 무엇입니까?
바사이=폴란드의 오늘날의 소설은 과거에 금기되었던 「국내군」(AK=2차 대전 중 폴란드 의용군으로 전후 스탈린 영향 하에 모두 처형되어 폴란드 현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사건으로 남아 있다)을 주로 다룹니다. 「국내군」은 反나치에 대항해 일어선 노동자, 농민, 지식인 등 각 계층 사람들로 위대한 폴란드 정신을 발휘했습니다. 단순히 폭로하는 문학이 아니라 예술적으로 승화되고 있어요. 하지만 좀 더 두고 봐야겠지요(이 대화에서 필자는 문득 한국의 빨치산 소설 붐이 떠올랐다. 이 나라도 역사속에 묻혔던 테마들이 자유화 이후 전면에 나타나기 시작한 모양이다).
金=작년 말 이후 정치-경제-사회적 변화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그 변화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그 변화의 과정이나 속도 방향 등을 점칠 수 없는 것이, 제가 여행한 체코 소련 등의 도시에서 느낀 것입니다. 폴란드는 소련이나 체코보다 거리분위기가 훨씬 자유롭고 마치 자본주의의 한 도시를 연상시키는군요. 이러한 변화가 문학-예술분야에서는 어떻게 나타납니까? 작가는 예전처럼 작가 동맹이나 국가에서 지원을 계속 받습니까? 새로운 문예지도 소개해 주십시오.
바사이=작가-예술가들은 지금 정부로부터 봉급을 받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검열이 없어져서 다양한 소재의 책을 다양한 작가들이 다투어 출판합니다. 그러나 어떤 책이 팔릴지 안 팔릴지 큰 모험이 따릅니다. 인플레가 극심하여 출판의 어려움도 겪고 있지요. 따라서 작가들이 그룹을 지어 공동 출판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노상 서점에는 과거에 금지되었던 새로운 경향의 망명 작가들의 작품이 쏟아져 나옵니다. 또 신중한 작가들은 性문제 등 흥미 있는 책을 쓰면 재정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느끼면서 ‘속된’ 작품에 과연 빠져 있습니다. 이는 벌써 2-3년 전부터 작가들이 당의 지원을 받지 못한 이래 계속되는 현상입니다. 한편 옛 사회주의 경향의 잡지, 공산당 신문 등이 속속 폐간되는 가운데 주간지를 비롯하여, 새로운 잡지 창간이 붐을 이룹니다. 전후에 시작되어 지금도 계속되는 주간지로는 「정치」가 있습니다. 이 잡지는 문학, 철학, 미학, 예술, 연극 등을 다루며 계속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여성 잡지로는 「부인」이 있는데 진보적인 경향으로 문학-여성 문제 등을 다룹니다. 1956-70년까지 인기를 누리다가 폐간된「개방」이란 주간지도 금년 복간된 것이 큰 화제가 되었지요. 이 잡지는 문학, 문화, 정치를 함께 다루는 종합 잡지입니다. 이밖에 수많은 잡지들의 창간-폐간이 이루어져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다만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과거에 5-10개의 잡지를 구독하던 돈으로 1-2개 잡지만 사볼 형편이라는 것이 독자 입장으로서는 불만입니다.
김규진=오랫동안 대화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사이 교수가 준 폴란드 서정시 몇 편을 감상해보자. 시를 번역해 준 최성은 양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詩에 관한 묘사
기억해내려고 애썼다
더할 수 없이 이상적이었던
그 미완성의
詩를...
한밤 중에 만들어져
거의 다 무르익었던
명백한 失體였던 그것은
증발해버렸다.
한낮의 태양아래 녹아버려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때때로 입안 어딘가에
싯귀가 맴돌고 있음을 느꼈다
불안해진 나는
손에
볼펜을 쥐고 앉아
끈기 있게 기다렸다
그리곤 깨달았다
그건 단지 내가 빠져나온
환상에 불과하단 걸.
아마도 詩란
詩 그 자체일 것이다
마치 진주가
진주에 대한 談話이듯이
나비가 나비에 대하여 그런 것처럼
그건 戀詩도
悲歌도 아니었다
애도도
찬양도 아니었다
묘사도
판결도 아니었다
한낮의 태양 아래서
결코 잡히지 않던 그 싯귀는
스스로 자취를 감추었다
단지 아주 가끔씩
그 쓴맛과
내면의 따뜻함만이 느껴질 뿐.
그러나 더 이상 나는
저 어둡고 공허한 深海에서
현실의 평탄한 제방으로
그것을 끌어올리려 하지 않는다
탄생되지 않은 그것은
조각조각 분해된 세상 속의
虛無를 충만하게 채운다
미지의 언어들로...
- 타데우쉬 루제비츠 (Tadeusz Różewicz1921-)
현재 생존하는 폴란드 시인가운데 가장 유명한 시인 및 희곡작가. 폴란드에서는 쉼보르스카보다 오히려 더 독자층이 많고, 더 높게 평가되는 시인임.
무제
나의 원시적인 언어로
꽃은 꽃이라 부르고,
공기는 공기라 말하고,
또각또각 아스팔트를 걸어가며
구두굽으로 두드린다.
아스팔트, 아스팔트, 아스팔트
그리고 말한다, 바위는 얼마나 보드라운가
마치 바위가 벨벳인 듯
그리고 너의 목덜미에 내 얼굴을 파묻는다
마치 거기에 고양이의 따스한 털이
자라나고 있는 듯
나는 사랑한다
나의 원시적인 언어를
그리고 말한다: 나는 사랑한다
- 할리나 포시비아토프스카(Halina Poświatowska(1935-1967))
굉장히 인기가 많은 여류시인. 특히 아름답고 서정적인 사랑시를 많이 써서 노래로도 많이 불려졌고, 폴란드에서 여고생들이 제일 좋아하는 시인중의 한사람
무제
나는 좋아한다, 그리워하는 것을
소리와 색깔의 난간을 잡고
높이 오르는 것과
입을 벌려
얼어붙은 향기를 낚아채는 것도 좋아한다.
나의 외로움,
두 팔 벌려 하늘을 감싸안은
저 교각보다
높이 매달린 외로움을 나는
좋아한다
그리고 좋아한다,
새하얀 눈 위를
맨발로 걷고 있는 나의 사랑을
- 할리나 포시비아토프스카(Halina Poświatowska) -
두 번은 없다 (Nic dwa razy)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처럼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린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서로 미소짓고, 서로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Wisława Szymborska 1923-) 1996년 노벨문학상 수상-
노밸문학상 수상자 심보르스카Wisława Szymborska
문화과항궁전: 스탈린식 사회주의 건물:
스탈린의 선물이라고 선전하나 폴란드인들의 돈과 노동으로 건설함
간통한 여인이 낳은 아기에게 개의젖을 물리고 강아지에게는 여인의 젖을 물리는 벌을 내리는 폴란드 가톨릭 성직자의 비인간적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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