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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In the garden: ‘Even a piece of paper is better when held together’

Kyuchin Kim 2025. 3. 27. 23:57

20250327 목요일 텃밭에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Thursday In the garden: ‘Even a piece of paper is better when held together’

 

             테레지아 교수(슬로바키아)

 

오늘 오후에 비가 온다 해서 텃밭에 가서 이랑을 만들어 놓고, 일주일 전에 이랑에 커피 찌꺼기를 미리 뿌려놓은 곳에 거름을 덧 뿌렸다. 이 거름은 이정호교수가 텃밭에 많이 사 놓은 거름을 6포 가져가라 해서 가져 온 것이다. 주로 닭똥, 돼지 똥, 톳 밥, 낙엽 등으로 만든 퇴비 같은 거름이다. 슬로바키아 테레지아 교수와 폴란드 킹가 교수가 와서 도와주어서 한결 일하기가 시웠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우리네 속담처럼 텃밭도 일군 둘이서 도와주니 일 할만하다. 훨씬 수월하다. 나 혼자 했더라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더 들었을 것이다. 이웃집 어딘가에서 닭 울음소리가 간간히 들여온다. 시골 분위기 풍기는 마을의 소리다.

특히 거름을 뿌리고 나서 다시 고랑의 흙을 파서 이랑에 넣은 거름을 덮었다. 땅이 메말라 고랑의 흙을 파서 덮기가 쉽지 않았다. 힘이 무척 든다. 작년에 사용했던 검은 비닐 조각을 일일이 주어서 쓰레기통에 담았다. 폐비닐 거두어들이기도 다 일이다. 그러나 두 젊은 여인들이 일도 잘 한다.

                  킹가 교수(폴란드)

 

This afternoon, since it was supposed to rain, I went to the garden and made furrows, and added fertilizer to the furrows where coffee grounds were spread a week ago. This fertilizer is the 6 bags of fertilizer that Professor Lee Jeong-ho bought for the garden, so I brought them. It is mainly compost-like fertilizer made from chicken manure, pig manure, dried sawdust, and fallen leaves. It was much easier to work because Professor Theresia of Slovakia and Professor Kinga of Poland came to help.

Just like the Korean proverb ‘Even a piece of paper is better when held together’, the work in the garden is easier when two laborers help. It is much easier. If I had done it alone, it would have taken a lot of time and effort. The sound of a chicken crowing comes from somewhere in the neighboring house. It is a village sound that gives off a rural atmosphere. In particular, after spreading the manure, we dug the furrows again and covered them with the manure we put in the furrows. The ground was dry, so it was not easy to dig the furrows and cover them. It took a lot of effort. We collected the black plastic pieces used last year one by one and put them in the trash can. Collecting the waste plastic is also a lot of work. However, the two young ladies are good at the job.

 

이어서 비닐로 이랑을 덮고 그 위에 여기 저기 흙을 얹었다. 혹 바람이 세게 불면 덮어 놓은 비닐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비닐 덮는 데는 두 사람의 도움이 절실한데 마침 잘 되었다. 한 시간 가량 일을 하니 나는 지치는데 두 젊은 일군들은 까딱없다. 다행이다.

 

 

                                                        이웃 집 어딘가에서 들여오는 닭울은소리: 시골의 메아리

 

이제 작년 늦가을에 심어놓은 갓나물, 하루나파, 월동시금치 등을 먹을 만큼 솎아서 가라고 하니 다들 조금씩 밖에 뜯지 않는다. 그저께 사다 놓은 채소가 있단다. 욕심이 없는 일군들이다.

이어서 일하고 미리 약속한데로 비빔밥을 먹으러 가자고 하니, 아침을 늦게 먹어서 아직 배가 덜 꺼졌다고 한다.

 

 

               텃밭의 물은 생명수다. 마음씨 좋은 이웃 텃밭의 아저씨가 줬다.

            양파와 월동초 하루나파

                  갓나물과  하루나파 겨울을 이기고 잘 자랐다. 봄채소로 아주 좋다.

 

                홍산 마늘 겨울을 이기고 쑥 자랐다.

고랑과 이랑

고랑과 이랑이란?

호박 심을 구덩이

 

홍산 마늘이 물을 뿌려주니 엄청 반긴다.

  물을 뿌려주니 겨울을 견뎌온 봄 채소들이 미소를 띈다.

 

여울을 이기고 자라나는 상치 와 홍산 마늘

봄에새로 뿌린 상치 씨에서 싹이 귀엽게 돋는다.

 

 

봄채소

로 쌈을 먹는 재미

 

 

               마라탕

 

식사 대신, 테레자가 손가락 통증이 어제 밤부터 심해줘서 학교 앞 성모 외과병원에 데려가다. 의사가 목과 어깨로부터 연유한 것 같다고 하니 컴퓨터를 많이 처서 그럴 것이라고 한다. 컴퓨터를 좀 덜 치고 손가락운동을 계속하고 며칠 간 물리치료를 받고 처방한 소염제 등 약을 열심히 먹어보라 한다. 말이 잘 안통하니 핸드폰에 번역기를 사용해서 의사 소통을 하고 내가 옆에서 도와주다. 내 텃밭 일을 도와주었으니 병원에서 내가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순리다. 타국에 와서 병이 나면 슬프다. 다행이 큰 병이 아니라 안심을 좀 하다.

물리치료를 30여분 받다. 그동안 킹가교수와 주변 한국외대 부설 고등학교가 새로 유치원을 짓는 곳을 잠시 둘러보다. 그러고 나니 점심때가 되었다. 다시 학교 앞 마라탕 전문 식당에 가다. 각자 먹고 싶은 것을 고르면 무게로 값을 정하고 요리를 해준다. 채소와 각종 누들 위주로 고르니 나는 9,800, 테레지아도 9,900, 킹가는 11,000원 정도 나왔다. 5-6분 되니 멋진 소스로 요리를 해왔다. 이 마라탕은 남중국 스타일이지만 한국화 되었다고 한다. 마치 짜장면과 짬뽕 종류가 중국집에서 팔지만 한국식 요리인 것처럼. 소스가 동남아시아 요리와 비슷한데 무엇이냐고 하니 산초 기름을 사용한다고 한다. 한국외대 모현읍 글로벌 캠퍼스 뒤 왕산에서 늦가을에 가끔 따 먹던 그 산초다. 어릴 때 어머니가 산에서 따 온 그 맛이다.

일한만큼 고생해서 점심은 내가 샀다. 내가 텃밭주인이고 이 두 여성은 일군이니까 당연하다고 하니 웃는다. 즐거운 한나절이었다. 작년에도 둘이서 몇 번 텃밭 일을 도와주었다. 올해도 앞으로 몇 번 더 도와주기로 했다. 고마운 분들이다. 테레지아는 슬로바키아 동쪽 코시체 지역에 할머니 여름 별장에 가면 할머니 텃밭에서 가끔 일을 한다고 한다. 킹가 교수도 폴란드에 가면 부모님 텃밭에서 가끔 일을 한다고 한다.

 

오후에는 홍완석교수와 분당 율동공원에서 파3를 한 라운드하면서 골프 연습을 하다. 매홀 1,000원짜리 내기를 한다. 9홀 돌고 나니 내가 1,000원 잃었다. 끝나고 클럽하우스 편의점에서 필즈너 우르퀠 체코 맥주 4캔을 11,000원에 사서 한 캔 씩 마시다. 골프를 친후 맥주 맛은 꿀맛이다. 사실 필즈너 우르퀠은 체코뿐만 아니라 유럽, 나아가 세계에서 최고의 맥주로 대접받는다.

 

체코대사 이반 얀차레크가 영주 고향에 산불 걱정을 하면서 무사한지 문자로 안부를 물어왔다. 작년 10월 무섬외나무다리 축제때 내책 <무섬 알방석댁 이야기> 북콘서트에서 축사를 해주셨다. 그때 가본 무섬마을이 걱정이 된가 보다.

저녁에는 아내가 서울 강동에 아르바이트하는데 운전을 해주라 해서 운전을 해주다. 하루 세 가지 일을 하니 피로하다. 오는 길에 단골집에서 동태탕을 먹다. 집에 오니 9시다. 녹초가 되어 한 시간 자고 나서 일기를 쓰다.

 

Vážený pane profesore, dobrý den. Čtu zprávy o požáru a stále myslím na Vás. Jak to vypadá? Věřím, že se to Vaší rodné vesnici vyhnulo. Držím moc palce. Hezký den, Ivan Jancarek

[김규진] [오후 11:30] 제목 Vážený pane v

Vážený pane velvyslanče,

omlouvám se za zpoždění. Dnes jsem měl hodně práce. Děkuju za váš zájem o požáry v našem rodném městě. Naštěstí je naše město bezpečné. Oheň se přesouvá z Andongu do Yeongju, ale zatím je to v pořádku. Na dnešní déšť se moc těším. Děkuju.. Kyuchin Kim

 

20250401 화요일, 모하메드 앨라스카리(Mohamed Elaskary) 교수와 텃밭에서
Tuesday, in the garden with Professor Mohamed Elaskary.
날씨가 완연한 봄이다. 3일간 꽤 쌀쌀하다가 따뜻하니 기분 좋다. 삼한사온의 날씨다. 이제 마지막 꽃샘추위이기를 바란다. 일하기 좋은 날씨다. 이집트 출신 모하메드교수와 오랜만에 함께 텃밭에서 일하다. 한 시간 가량 이랑을 만들고 커피찌꺼기와 거름을 넣다. 잠시 가져간 국순당 쌀막걸리로 기운을 북돋우다. 역시 일할 때는 에너지를 보충할 막걸리가 최고다. 모하메드 아버지도 농부였다고 한다. 우리 아버지도 농부였고 우리가 어릴 때 시간 나면 밭에서 일을 도왔고 하니 모하메드도 아버지를 많이 도왔다고 한다. 그는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밭에서 일한 추억으로, 자라서 어디를 가니 기회만 있으면 텃밭에 채소를 기르고 싶다고 한다. 나와 상통하는 면이 많다. 우리는 그래서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왔다.
이어서 폐비닐을 수거하다. 모하메드교수가 봄채소를 좀 솎아 가면서 갓나물을 맛본다. 이어서 가까이에 있는 한정식 소담에서 보리밥 비빔밥을 먹다. 식사 후 자기 학교 아파트에서 커피나 차를 한잔 하자고 한다.
진한 아랍 식(터키 식) 커피를 끓여왔다. 이집트 작가의 문학 작품을 아랍어과 윤은경교수와 함께 영어로 번역한 책 Ahmed El-Hagien의 소설 <Battawy in England>을 사인해 준다. 이제 이집트 문학에도 입문해야겠다. Lipton Earl Grey 차 한 봉지 준다. 마음이 참 좋다. 헤어 질 때 나도 내 책 <무섬 알방석댁 이야기> 한권을 사인해서 주었다.
내일 글캠 부총장실에서 함께 만나기로 약속하다. 부총장님께 뭔가 건의할 상항이 있다고 한다. 늘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교수님이다. 모하메드와 보낸 즐거운 하루였다.

The weather is definitely spring. It was quite chilly for three days, but it feels good because it is warm today. It is the weather of Samhansaon. I hope this is the last cold spell of spring. It is good weather for work. I work in the garden with Professor Mohamed from Egypt for the first time in a long time. We make furrows for about an hour and add coffee grounds and fertilizer. We briefly take some Kooksoondang rice makgeolli to boost our energy. Makgeolli is the best when working in the field to replenish energy. Mohamed’s father was also a farmer. My father was also a farmer, and when we were young, we helped him in the field whenever we had time, so Mohamed also helped his father a lot. He said that he had memories of working in the field with his father when he was young, and that when he grows up, he wants to grow vegetables in a garden whenever he gets the chance. There are many similarities between us.
Next, we collect waste plastic. Professor Mohamed picks some spring vegetables and tastes mustard greens. Afterwards, we eat barley rice bibimbap at a nearby Korean restaurant called Sodam. After the meal, he suggests that we have a cup of coffee or tea at his school apartment. He brews strong Arabic (Turkish) coffee. He signs Ahmed El-Hagien’s novel <Battawy in England>, a book translated into English with Professor Yoon Eun-kyung of the Arabic Department. I guess I should start learning about Egyptian literature now. He gives me a bag of Lipton Earl Grey tea. He has such a kind heart. When we parted ways, I also signed a copy of my book <The Story of Musum Albangseok> and gave it to him. We promised to meet tomorrow at the vice president’s office. He said he had something to suggest to the vice president. He is a professor who always has brilliant ideas. It was a fun day with Mohamed.